현대엔지니어링 공모 철회 이유

현대엔지니어링은 22년 신규 공모 예정 기업들 중 LG 에너지 솔루션 다음가는 대어로 손꼽히는 회사였습니다. 워낙 탄탄한 실적과 오래된 기업역사 그리고 현대자동차 그룹이라는 믿음직스러운 모기업까지, 투자자들은 이번 공모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는 원래 22년 2월 초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금쯤 많은 투자자들이 알람을 신청해 놓고 각을 재며 청약준비를 했을법 한 시기인데 너무 시장이 조용합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자 철회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형 기업의 공모철회와 재도전은 흔한일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만 봐도 수차례의 도전이 있었고 올해 예상되는 현대오일뱅크도 단골 공모 예상회사 중 하나 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거나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쉽게 철회된 전력이 수차례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22년의 기대주로 불렸던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 왜 철회됐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저조한 기관수요조사 결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장의 싸늘한 반응이었습니다. 시장 반응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사전 기관 수요예측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름값의 반의 반도 못하는 싸늘하게 식은 반응을 마주했습니다. 1월 역대 최고의 공모로 여겨졌던 LG 엔솔이 사상 최대 기관 수요조사 결과와 그에 상응하는 역대 최대 증거금 /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2022.01.18 - [주식 투자를 하자/신규 상장을 잡자] - LG 에너지 솔루션 상장

LG 에너지 솔루션 상장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최악으로 드러나버렸습니다. 작년 기대받았던 IPO 중 최악으로 여겨지며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던 크래프톤이 받았던 234:1이라는 성적의 반도 안되는 약 100:1 수준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낮은 사전 수요 예측 결과로 인해 공모가는 밴드 하단 수준으로 공모를 하는 분위기로 바꼈습니다. 최초 모기업인 현대건설보다 높은 시총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완전히 그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현대차증권을 통해 1월 29일, 구정 연휴 직전 현대엔지니어링 공모는 철회되었습니다.

 

2. 급락하는 주식 시장

22년 1월은 통상적으로 불장으로 여겨지는 1월을 기대했던 주식 투자자들에게 절망을 맛보게 한 한달이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굵직한 세계 경제 이슈로 인해 1월 월봉은 그냥 날개없는 번지점프와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주식시장에서 온 국민을 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시총 2위로 신고를 한 LG 에너지 솔루션도 따따상은 커녕 따상도 실패해버린 시장이었습니다.

이런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사전 수요예측에서도 실패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위기감을 크게 느꼈을 수 밖에 없습니다.

 

3. 현대산업개발 사고와 중대재해처벌법

세계 경제 이슈와는 별개로 1월은 건설주들에게 최악의 달이었습니다. 일단, 생각지도 못한, 상상을 초월하는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이파크 사고가 있었던 터라 건설주들이 줄줄이 하락하는 시즌이었습니다. 또 그에 더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마주하는 리스크 등등 건설사들에게 너무 힘든 시즌에 공모를 하기는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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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물적분할에 대한 사회적 이슈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전 기업 공개 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높은 구주매출 비율이었습니다. 구주매출이란, 기업 상장시 공모과정에서 최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투자자들 돈을 기존 주주 몫으로 가져간다는 이야기입니다.

 

통상적으로 기업 상장/공모는 기업이 투자금 유치를 통해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게 되는데 구주 매출이 높은 경우 최대 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다른 말로 최대 주주 배불리기)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공모주 청약 투자를 집중하는 투자가들에게는 하나의 대형 이벤트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저버린 결과여서 상당히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지만은 이건 아예 소문난 잔치가 사라져버린 격입니다. 아무쪼록 다른 훌륭한 투자처 발굴을 통해 좋은 결과내는 2월 되시기 바랍니다.